19년간 일가족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수억 원을 갈취한 무속인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7일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특수상해교사, 강제추행, 공갈, 감금,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촬영물 이용 등 강요) 등 혐의로 무속인 A 씨(52) 부부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 부부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19년 동안이나 B 씨(52)와 B 씨의 20대 자녀 3명 등 일가족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배 상태에 두고 서로 폭행하게 하고 금품을 갈취하는가 하면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 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A 씨 부부에 의지하게 됐다. A 씨 부부는 B 씨가 일을 하러 나가면 당시 미성년이던 B 씨 자녀들을 돌봐줬고, B 씨의 자녀들도 엄마인 B 씨보다 A 씨 부부의 말을 잘 따르게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 부부는 B 씨 일가족을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이들은 B 씨 가족의 집에 CCTV 13대를 설치해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자신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서로 폭행하게 했다.
A 씨는 B 씨에게 불에 달군 숟가락을 이용해 자녀들의 몸을 4차례 지지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친남매 간 성관계를 강요하고 나체를 촬영하게 하는 등 성범죄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B 씨 가족의 주거지에 5개의 방이 있음에도 이들에게 부엌에서만 지내라고 강요했다. 대신 5개의 방에는 A 씨가 키우는 고양이 5마리를 한 마리씩 두고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 남매 중 막내의 월급통장과 신용카드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빼앗아 2억 5000만원을 가로챘고, 남매들에게 생활비 마련 명목으로 2000만~8000만원 대출을 받도록 해 경제적으로 더욱 궁핍하게 만들어 자신들을 더 의지하도록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의 만행은 지난 4월 남매 중 첫째가 피투성이가 된 채 이웃집으로 도망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A 씨 부부는 “가족 간에 벌어진 일”이라며 자신들은 모함을 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 씨 부부에 대한 재판은 오는 10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린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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