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서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려 붙잡힌 30대 남성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갔다”고 진술해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재현될 뻔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대구 동부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한 30대 남성 A 씨에 대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3시 54분경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방에 든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렸다. 당시 사회복무요원이 이를 발견해 “역 광장에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하면서 철도경찰이 출동했다. 철도경찰에 붙잡힌 A 씨는 곧바로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 확인 결과 A 씨 가방에는 흉기 1개가 더 들어있었다. 범행을 예고하는 메모도 소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메모에는 ‘누군가 날 조종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누군가 날 조종하고 있으며 불특정 사람들을 죽이라고 해 흉기를 갖고 동대구역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가 ‘특정 인물’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범행 당시 A 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마약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 이력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살인예비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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