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두려워 이름 못 밝혀’…흉기 난동에 대구시민 ‘떨고 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8일 15시 17분


“이름 밝히는 것도 무섭네요.”

전국적으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고, 관련된 범죄 예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 시민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8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1번 출구 앞 광장. 전날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린 30대 A씨가 경찰에 붙잡혀 소동이 빚어진 곳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누군가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진술했다.

A씨가 흉기를 떨어뜨린 곳은 평소와 다름 없이 역을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부산지방철도경찰대 관계자는 “A씨가 1번 출구에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 흉기를 떨어뜨렸다”며 “이를 목격한 사회복무요원이 우리에게 신고했고 3번 출구로 향하는 흡연 부스에서 붙잡았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해당 소동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보복당할까 봐 이름을 밝히기 무섭다고 했다.

김모(40대)씨는 “이름을 밝힐 수 없다”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이렇게 사람이 넘나드는 개방된 곳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역 대합실로 들어서자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였고 4번 출구 앞에는 흉기 난동 범죄와 관련 대구 동부경찰서와 경찰특공대의 훈련을 위한 장갑차가 배치돼 있었다.

대부분 최근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과 이를 모방한 범죄 예고에 대해 공포심을 드러냈다.

서울행 열차를 기다린다는 강금순(64·여)씨는 “요즘은 어디를 가도 사람 눈을 제대로 쳐다보기가 힘들다. 웬만해서는 밖을 나오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며 “덥고 불쾌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별의별 희한한 사건이 판을 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휴가 복귀를 하던 군인 황성현(22)씨는 “이제는 사람이 많은 곳을 더 조심해야 할 상황이다”며 “괜히 자꾸 의식하게 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간다”고 말했다.
대구는 이날 기준 다중밀집 등 범죄 우려 지역에 332명의 경찰이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배치 장소는 반월당, 중앙로, 대구역, 동대구역, 대구공항, 수성못 일대 등 166개소며 동대구역에는 형사 8명, 지역 경찰 2명이 투입됐다.

앞서 이달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소재 AK플라자 백화점 일대에서 최원종(22)이 차량과 흉기를 이용해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조선(33)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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