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다고 하니 모두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제발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민 유모 씨(60)는 98t급 어선을 전남 여수시 국동항으로 대피시킨 뒤 이렇게 말했다. 국동항에는 태풍 카눈을 피해 대피한 어선, 관공선 등 1500척이 정박돼 있었다. 어민들은 숨을 죽이고 태풍 카눈의 이동경로를 듣고 있었다.
태풍 카눈 경로에 있는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민 2000명도 긴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남해안으로 상륙하는 태풍 카눈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그나마 태풍 카눈이 상륙하는 9일 밤부터 10일 오전까지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시간대이어서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민호 삼산면 부면장은 “7일부터 거문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태풍 카눈 피해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해경은 태풍 카눈에 대비해 비상체계를 가동해 연안, 해양 사고 예방 활동 강화에 나섰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정박한 선박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침수우려가 있는 해안가, 저지대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카눈 북상경로에 있는 전남지역 2305개 항·포구에는 각조 선박 2만 7000여척이 대피했다. 전남도와 22개 시군은 공무원 350명을 투입해 절개지 확인 등 피해우려 지역 현장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남지역 섬을 잇는 여객선 52개 항로 81척도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변전소, 전기실 등 호우로 빗물 유입이 예상되는 곳에 0.5~1m높이 차수벽, 차수판을 설치했다. 또 침수취약지점인 원료야적장 등에 있는 16개 저류조에서는 빗물을 저장한 뒤 처리해 방류할 예정이다.
석유화학기업 301곳이 집중돼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도 기업별로 태풍 카눈 대비책 마련에 분주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본부 관계자는 “현장점검 등을 통해 태풍 카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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