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백현동 특혜 개입한 정황 보여…소환 필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0일 16시 01분


17일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
이재명 "소환조사 당당히 응할 것"
'위증 교사 의혹'도 확인할 방침
올해 들어 4번째 검찰 출석 될 듯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의혹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출석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1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이 대표 측에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오는 17일 오전 출석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인·허가 특혜 제공이 확인돼 관련 혐의자를 구속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그 과정에서 인·허가권자인 이 대표가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정황이 보여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사 뒤 구속영장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도 하지 않아 답변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과의 일정 조율에 대해서도 “다른 청 수사와의 연계 여부와 처리 방식에 대해선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수사로 무려 1년이 넘게 저의 모든 것을 탈탈 털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것은 없었다. 그러자 다른 사건으로 또 다시 저를 조사하겠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현동 의혹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사업 관련 인허가를 해결해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등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분양이익 3185억원을 얻고, 최대주주(46%)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원의 배당수익을 얻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이 대표 측과의 친분이 있는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해 그를 통해 성남시 측에 개발 관련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있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대표와 정 대표를 차례로 구속, 재판에 넘긴 뒤 성남시 측 배임 혐의 수사에 주력해왔다. 지난달 25일엔 이 대표의 측근이자 사업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소환조사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열린 김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바 있다.

이 때 정 대표는 검찰이 ‘김인섭이 식품연구원 부지 이야기를 하며 200억원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었고, 자기가 50%를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두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이재명과 정진상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답했는데 맞느냐’고 묻자 역시 “그렇다”고 수긍했다.

정 대표는 특정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는데도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떠올린 이유에 대해 “성남시에는 두 사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여러 사항에 있어서 이재명 시장 등으로 저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 소환조사에서 ‘위증 교사 의혹’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김모씨가 2019년 2월 이 대표의 재판에서 허위로 증언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인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방송국 PD가 검사를 사칭하는 것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150만원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이후 2018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을 도운 누명을 썼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김씨는 이듬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이 누명을 썼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고 이 대표는 무죄를 확정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 증언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봤고, 특히 이 대표가 김씨에게 직접 위증을 교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이번에 검찰에 나올 경우 올해 4번째 검찰 출석이 된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1번,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2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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