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 제대로 안돼 48억 추가로 들고
K팝공연 장소 변경에 최소 10억원
“정확한 규모 행사 종료뒤 산출 가능”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준비 단계부터 행사 진행까지 파행을 거듭하면서 수습에 들인 돈만 최소 3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개최지 선정 당시 491억 원으로 책정했던 총사업비가 증액을 거듭하며 이달 1일 행사 시작 시점에 2배 이상인 1171억 원으로 불어났는데,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혈세를 추가로 날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행사 개최 나흘째인 4일 총사업비 외에 예비비 69억 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부실한 폭염 대책 탓에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참가자가 속출했고 준비해둔 의약품마저 동나자 긴급히 냉방 버스와 의료물자 등을 보급해야 했다. 위생 문제가 불거진 화장실에 추가 청소 인력 100명을 부랴부랴 투입했다.
여기에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8일 참가자 약 3만7000명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행사장에서 조기 철수해 8개 시도로 흩어지며 숙식비와 운송비로만 200억 원 가까이 쓰게 됐다. 지자체가 책정한 참가자 1인당 하루 경비는 숙박비 15만 원(2인 1실 기준), 식비 5만 원 등이다. 8일 밤부터 12일까지 숙식비를 1인당 약 50만 원으로 잡으면 총 18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자 수송에 긴급히 투입한 수송 버스 1000여 대의 임차료는 별도다.
여기에 폐영식과 K팝 공연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하면서 기존 예산(45억 원)에 최소 10억 원이 추가됐다. 문화 행사·체험을 새로 운영한 비용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다만 잼버리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정확한 추가 비용은 행사가 끝난 후에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회 시작 전 잘못된 부지 선정 등으로 인해 추가 소요된 예산까지 더하면 ‘수습 비용’의 규모는 더 커진다. 3년간 1846억 원을 들여 매립공사를 벌이고도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올해 5월 폭우에 야영장이 잠기자 그제야 강제 배수시설을 만드는 데 30억 원, 배수로 확장 등에 18억6000만 원을 썼다.
추가된 예비비 외에 숙식·운송비, 공연장 변경 비용, 배수 공사 비용 등을 합하면 약 310억 원이다. 이는 종전에 개최된 해외 잼버리 총예산과 맞먹는다. 일본스카우트연맹에 따르면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 잼버리의 총사업비가 395억 원이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행사가 끝나면 준비 미비로 낭비된 혈세가 얼마인지 철저히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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