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운전자 신모 씨(28)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1시경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를 받는 신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신 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경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인근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 A 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케타민은 의료용 마취제의 일종이지만 통증 경감 및 환각 작용 등의 효과가 있어 ‘클럽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 정밀검사 결과 그의 체내에선 케타민, 디아제팜, 미다졸람, 프로포폴, 아미노플루티느라제팜 등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채널A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2월부터 병원 4곳을 돌아다니며 매달 두 차례가량 마약 성분을 16번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미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한 차례 입건된 과거 전력도 있다.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수술받은 후 의사에게 케타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의 사고 직전 모습이 찍힌 영상을 보면 그는 오후 8시 5분경 압구정역 인근 성형외과 건물 입구에서 나오더니 휘청이며 걸었다. 이후 도로를 무단횡단한 뒤 길 건너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롤스로이스 차량에 탑승하고, 15m가량 운전하다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다.
신 씨는 10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올라온 영상에서 사고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가 나서 기절했던 것 같고 내렸을 땐 피해자분이 차 밑에 있었다”며 “기억은 안 나지만 형사분이 (내가 구호조치를 했다고) 그러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케타민을 하지 않았다”며 최근에 마약을 투약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과수 검사에서 마약류 7종이 검출된 것에 대해선 “수면제를 먹는데 거기서 나온 것 같다. 처방전을 전부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고 직후 구속이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선 “경찰이 ‘케타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해서 그 서류를 떼기 위함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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