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국내에 유통하려던 텔레그램 마약판매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3명을 검거하고, 이 중 국내총책 A씨(40대) 등 6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주도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해외총책 B씨(44)는 추적 중이다.
A씨 일당은 지난 4~5월 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 액상대마, 케타민 등 마약류 3㎏(20억원 상당)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베트남 등 해외에서 항공편을 통해 기내에 마약류를 반입하는 방법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A씨는 ‘마약류 소분 작업장’으로 쓰일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이곳에서 마약을 0.03~0.5g 단위로 소분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전국 원룸과 주택가의 배전함, 에어컨 실외기에 ‘던지기’ 수법으로 구매자에게 전달했다.
A씨는 철저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지시했다. 그는 마약 텔레그램 채널 회원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광고한 뒤 연락해 온 회원을 마약운반책(드라퍼)으로 고용했다.
운반책들은 A씨와 B씨 등 조직의 지시를 받으면서도 누군지 몰랐고, 오직 텔레그램만으로 연락했다. 운반책들은 거래 건당 돈을 받았으며, 한 달 최대 수익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은 수사기관 추적에 대비해 검거되지 않는 방법을 전파했는데, 마약거래 시 암호화폐와 대포통장을 활용하라는 내용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 윗선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채 스마트폰만을 이용해 지시를 내리면서 경찰 추적을 피했다”고 말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국내총책 A씨를 비롯해 밀수자, 관리책, 매수자, 투약자를 차례로 검거했다. 또 필로폰 7.2㎏, 합성대마 4.9㎏, 케타민 2.8㎏, 엑스터시 4018정 등 모두 19㎏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이는 7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으로, 시가 630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베트남에 있는 해외 총책 B씨가 주도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하고 그를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마약판매 수익금인 348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마약류 매수자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더 늦게 검거됐으면 국내에 상당량의 마약이 유통돼 사회가 위험에 노출됐을 뻔했다”며 “다행히 신속한 수사로 마약 조직을 검거해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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