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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멸종위기종 2급’ 암사자, 왜 마취 포획 아닌 ‘사살’ 선택했나?
뉴스1
업데이트
2023-08-14 17:31
2023년 8월 14일 17시 31분
입력
2023-08-14 16:05
2023년 8월 14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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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 고령군의 한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1마리가 1시간10분 만에 사살됐다. 이날 소방 당국 등은 합동 수색을 하던 도중 탈출한 목장 인근 4~5m 지점 숲속에서 암사자를 발견했다. 수색에 투입된 엽사와 경찰, 소방 당국은 인명피해를 우려해 ‘사살 포획’하기로 협의하고 현장에서 사살해 유관기관에 인계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고령의 한 사설목장에서 탈출한 뒤 사살된 암사자는 근처에 캠핑장 등 민가가 있어 잘못된 마취로 인한 인명피해를 우려해 ‘마취’를 하지 않고 ‘사살’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고령군 등에 따르면 이날 우리를 탈출한 사자가 있는 곳으로 출동한 구조당국은 ‘생포냐 사살이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사살’하기로 결정했다.
사자가 맹수인데다가 인근에 캠핑장과 민가가 있어 마취가 잘못되면 오히려 더 난폭해 질 수 있고 곧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탈출 직후 고령군과 경찰·소방, 고령군 유해야생동물 피해 방지단 소속 엽사 등 159명과 장비 34대가 사자 탈주 현장에 투입됐다. 다행히 농장 인근 숲에서 있던 사자를 발견하고 엽사 2명이 2발의 총알을 쏴 사자를 즉사 시켰다.
이날 우리를 탈출한 사자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 ‘판테라 레오(Panthera Leo)’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방환경청 등에 따르면 이날 고령의 한 사설 목장에서 탈출해 인근 숲에서 사살된 암사자는 국제멸종위기종(CITES) 신고가 돼 있는 개체로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북부, 인도 등에서 서식하는 사자의 아종으로 개체수는 250마리 미만으로 극소수다.
대구환경청은 “해당 사자는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신고됐고 민간으로 사육되도록 허가가 났으며 해당 목장에는 지난 2008년 앙도·양수 신고가 됐다” 며 “동물원이 아닌 개인 등도 환경당국에 적법하게 허가만 받으면 사자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목장의 경우 지난해 9월쯤 마지막 점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정확히 몇년도에 어디에서 들어왔는지는 파악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7시20분쯤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살 정도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1시간10분 만에 사살됐다
탈출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모 종교단체에서 인수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사육 농장주는 환경청에 신고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사고는 농장 관리인이 청소를 하러 우리에 들어간 사이 열린 문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철제로 만들어진 사자 우리는 공간이 2개로 분리돼 있고 공동 공간도 있다.
관리자가 2개로 분리된 공간 중 한곳의 문을 열고 들어간 사이 다른 공간에 있던 사자가 공동 공간을 통해 빠져 나간 것이다.
사자 먹이는 철창 밖에서 주지만 청소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이 농장은 강모씨가 지난해 8월 토지주에게 임차했으며, 농장 임차과정에서 사육 중이던 사자도 함께 인수했다.
이 농장의 사자들은 20여년 전 새끼 때 들어와 사육돼 애교를 부리고 머리를 쓰다듬을 정도로 온순했다고 한다.
농장은 해발 355m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에서 2㎞ 가량 임도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사건 발생 당시 이 농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캠핑장이 있는데, 15동의 텐트에서 7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마을 이장은 캠핑장에 연락해 긴급 대피할 것을 요청했고, 오전 7시40분부터 캠핑객들이 차량을 이용해 인근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다.
다행히 사자는 목장 인근에서 이동하지 않고 있다가 경찰과 구조당국에 사살됐고,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던 캠핑객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캠핑장으로 복귀했다.
사살된 사자는 현재 환경시설관리 고령사업소 냉동실에 보관중이며 사체 처리는 대구지방환경청과 논의후 결정할 예정이다.
(고령=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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