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지역 홍보 목적으로 제작
5억원 들였지만 애물단지로 전락
활용 방안 찾기위해 전 국민 공모
충북도는 괴산에 있는 초대형 가마솥의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23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한다고 16일 밝혔다.
괴산군 괴산읍 괴산고추유통센터 앞의 철재 지지대에 걸려 있는 이 가마솥은 무게 43.5t에 둘레 17.85m, 높이 2.2m로 2005년 7월 주민 화합과 지역 홍보를 위해 1년여 작업 끝에 만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론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다.
군은 당초에 이 솥으로 수천 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워낙 크다 보니 아랫부분은 타고 윗부분은 익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포기했다. 또 세계 최대 가마솥이라고 주장하며 2006년 2월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했지만 ‘호주에 있는 질그릇이 괴산 가마솥보다 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이 가마솥은 그동안 옥수수를 찌거나 동지와 단오에 팥죽과 창포물을 끓이는 데 사용한 것이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됐다. 가마솥과 지지대 등을 만드는 데 지금까지 들어간 돈은 5억 원 정도다.
한동안 잠잠하던 괴산 가마솥은 올 초 송인헌 군수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 명소인 산막이옛길로 옮겨 볼거리로 활용하는 게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이동 비용에만 2억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또 다른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다 이 소식을 들은 같은 당(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산의 거대한 낭비와 허위의식의 초라한 몰락을 보여준다”며 “‘징비(懲毖)의 설치미술’로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옮겨서는 안된다”고 이전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충북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찾기로 나선 것이다. 아이디어는 충북도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괴산 가마솥 관광자원화 활용방안’ 공모 공고문을 참고, 제출 서식에 따라 작성한 뒤 이메일(cream300g@korea.kr)로 제출해야 한다. 제출 서식에 따르지 않은 내용은 받지 않는다.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100만 원, 우수상(2명) 각 70만 원, 장려상(3명) 각 30만 원의 시상금과 표창장이 주어진다. 심사 결과는 다음 달 25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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