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남의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나서 “아들이 단약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호소했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지사의 장남 남모 씨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남 전 지사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피고인 본인이 (마약을) 끊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끊겠다고 생각해 자수하고 가족이 신고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 전 지사의 증언에 따르면 남 씨는 지난해 8월 경남 창녕군에 있는 국립부곡병원에서 마약 관련 치료를 받던 도중 마약에 손을 댔고 가족의 설득 끝에 처음으로 경찰에 직접 자수했다. 이후 올해 1월경에도 같은 경찰서를 찾아가 다시 자수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법적 조치가 없었고, 남 씨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병원에 입원해 단약치료를 받았다. 남 전 지사는 “자수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 피고인과 상의해 개인 차원에서라도 치료하고자 병원을 추천받아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하지 못하는 곳에 입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원한 지 두 달여만 인 올해 3월 해당 병원에 법정 감염병이 돌면서 남 씨는 퇴원하게 됐다. 당시 남 전 지사 부부가 해외로 떠나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남 씨는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이에 가족이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남 전 지사는 “제가 자수하라고 했는데 아들이 ‘아버지가 직접 신고해달라’고 해서 신고한 것”이라고 했다.
남 전 지사는 “우리 가족은 피고인을 사랑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재활의 과정들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제대로 된 처벌과 치료를 받고 나온다면 우리 가족은 사회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다르크(DARC) 공동체(민간 약물중독재활센터)에 본인이 원한다면 입소하게 해 재활 과정을 밟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버지로서 아들이 긴 기간 수감 생활을 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남 씨는 최후진술에서 “가족에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겠지만, 이런 나를 자식·형제라고 포기하지 않은 가족에게 진심으로 가슴 깊이 감사하다”며 “주어진 죗값을 전부 치르고 사회에 복귀했을 때 당장 모범적인 사람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이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개선 및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경우 치료감호소에 수용해 최대 2년간 치료하는 보호처분인 치료감호도 청구했다.
남 씨는 지난해 7월경 대마를 흡입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올해 3월 30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펜타닐을 흡입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남 씨는 올해 3월 23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같은 달 25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풀려났다. 그는 풀려난 지 닷새 만인 30일 재차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또다시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결국 구속됐다.
그는 2017년에도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이듬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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