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 22일 구속기간 만료
‘공범 혐의’ 양재식 변호사 함께 기소될 듯
곽상도 부자 수사도 진척…아들 추가 조사
“혐의 상당히 접근…곽상도 소환 검토 예정”
‘대장동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다음 주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구속 기소할 전망이다. 검찰은 또 다른 로비 의혹 대상자 곽상도 전 의원 부자에 대해서도 아들 병채씨를 연이어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오는 22일 박 전 특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박 전 특검과 대장동 관계자들을 수시로 불러 조사하며 막바지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혐의에 2차 구속영장 청구시 추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까지 아울러 수사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의 일부 공범 혐의를 받는 양재식 변호사도 박 전 특검과 함께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특검의 딸 또한 부친의 청탁금지법 위반 공범 혐의를 받는다. 다만 딸 박모씨에 대해선 주택법 위반 혐의 등 추가 수사가 남아 있어 처분 시점은 박 전 특검 이후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2014~2015년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및 감사위원으로 근무하며 대장동 일당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약속 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당초 우리은행의 대장동 컨소시엄 참여를 도와주는 대가로 200억원 등을 약속 받고,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 자금 3억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후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불참하자 박 전 특검은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해주는 대가로 5억원을 받고 50억원을 약정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특검은 특검 재직 기간인 2019∼2021년 딸을 통해 대장동 일당에게서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까지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총 수수한 것으로 조사된 금액은 19억원인 셈이다.
박 전 특검은 검찰의 두 번째 신병확보 시도 끝에 구속됐다. 검찰은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한 달 간 보강수사를 벌였고, 딸이 수수한 11억원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3일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7일 “박영수 특검이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등 과정에서 관계자들로부터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한 경위 및 공범 관계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50억 클럽’의 또 다른 당사자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를 지난달 27일부터 최근까지 세 번 가량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곽 전 의원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하나은행 이탈 정황 등 범행 전제사실과 곽 전 의원 부자를 ‘경제적 공동체’로 입증하기 위한 재수사가 이뤄진 만큼 이에 대한 본인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곽 전 의원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추가 적용된 상태다.
수사팀 관계자는 17일 “여러 관련자들 조사를 통해 주요 혐의자들의 혐의에 상당히 접근했다고 생각한다”며 “병채씨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곽 전 의원 소환조사도 필요한 시점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을 막기 위해 곽 전 의원에게 영향력 행사를 부탁했고, 곽 전 의원은 병채씨를 통해 청탁의 대가를 챙겼다고 보고 있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2021년 4월까지 근무하다 퇴사하면서 곽 전 의원을 대신해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뇌물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했다는 의심이다.
검찰은 지난해 뇌물수수 혐의로 곽 전 의원을 구속기소 했지만 아들 병채씨는 함께 기소하지 않았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곽병채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이익을 곽상도가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병채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곽 전 의원이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가장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두 사람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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