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피해자의 가족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18일 SBS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사건 당시 개학을 앞두고 있었다.
A 씨의 가족들은 A 씨가 10년 넘게 혼자 서울 생활을 이어가며 살뜰히 집안 식구들을 챙겨왔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오빠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동생이) 서울에 있고 우리는 부산에 있으니 틈만 나면 태풍 오면 온다 전화하고 비 많이 온다고 전화했다”며 “(동생은) 그때마다 엄마한테 용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일어나자 가족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A 씨의 오빠는 신림동에서 거주하던 A 씨가 근무했던 학교도 관악구에 있던 점을 언급하며 “안전을 잘 챙길 것을 당부하기도 했었다”며 비통해했다.
A 씨의 오빠는 동생의 피해 소식을 사건 발생 6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고 증언했다. 사건 이후 경찰은 어머니에게만 전화와 문자 등으로 연락했고 당시 어머니는 연락을 받을 수 없었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A 씨의 가족들은 이번사건을 성폭행 사건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며 “강간 상해가 아니다. 이건 살인 사건”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오전 피의자 최모 씨(30)는 신림동 공원과 연결된 등산로에서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고 A 씨를 폭행한 뒤 강간했다.
오전 11시 44분경 “살려달라”는 A 씨의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오후 12시 10분경 최 씨를 체포했다. A 씨는 병원으로 바로 옮겨졌지만, 중태에 빠졌다.
체포 후 최 씨는 음주 측정과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으나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강간하고 싶어서 범행했다”고 진술, 성폭행과 상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최 씨는 평소 운동을 위해 자주 찾았던 등산로를 걷다 피해자를 발견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해당 장소에 CCTV가 없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범행 장소로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강간을 목적으로 인터넷에서 너클을 구매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최 씨는 곧 진술을 번복했다. 이후 최 씨는 “성폭행을 시도는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며 “저항이 심해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또 “(A 씨의 옷이 벗겨진 것은) 범행 장소로 끌고 가다 그랬다”며 “힘이 남아있었다면 성폭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최 씨가 사전에 범죄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최 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이다. 최 씨 가족은 “(최 씨가)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은 있으나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씨의 의료기록 등을 살펴볼 예정인 가운데 18일 강간상해 혐의로 최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