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분뇨 냄새 없이 처리해 친환경 거름으로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1일 03시 00분


음성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가동
바이오가스 전기에너지로 전환하고
거름은 지역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
농가-주민 악취 갈등 해소 기대

충북 음성군 가축분뇨와 음식쓰레기의 안정적 처리와 하천 수질 개선을 위해 추진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 19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음성군 제공
충북 음성군 가축분뇨와 음식쓰레기의 안정적 처리와 하천 수질 개선을 위해 추진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 19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음성군 제공
충북 음성에 가축분뇨 등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공공시설이 19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악취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 농가와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전기에너지와 액비(액체로 된 거름)도 생산·공급할 수 있어 ‘님비현상’을 극복한 사례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가축분뇨 음식쓰레기 하루 95㎥ 처리


음성군 감곡면 원당리 344 일원에 1만7685㎡ 규모로 지어진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돼지농장 등에서 나오는 가축분뇨 70㎥와 가정에서 배출된 음식쓰레기 25㎥를 매일 들여와 통합 처리한다. 이 시설 건립에는 238억 원이 투입됐다.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는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사용된다. 겨울철에는 인접 시설인 ‘친환경 에너지 타운’ 온실로 난방용 온수를 공급해 농가의 난방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또 가축분 액비도 생산해 관내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한다. 액비 사용을 희망하는 농가는 음성군 청소위생과 또는 각 읍면사무소로 신청하면 된다.

군은 이 시설 가동으로 가축분뇨를 체계적이고 신속히 처리할 수 있어 악취 민원으로 인한 양돈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축산 악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 주민 생활 환경도 개선할 수 있고, 위탁 처리하던 음식쓰레기를 자체 처리할 수 있게 돼 연간 14억 원의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조병옥 군수는 “이 시설을 통해 가축분뇨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악취 방지와 수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곳에서 생산된 액비를 관내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해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5년 갈등 대타협으로 극복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 조성·가동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충북도 내 가축의 18% 정도를 사육하는 음성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2015년 공모를 통해 사업 대상지를 선정했다. 이후 한국환경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하고 바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접한 경기 이천시 율면 주민들이 환경 오염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

군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했다. 권익위는 2020년 11월 27일 현장 중재에 나서 △친환경적 시설 건립 △악취 자동 측정 시설과 악취 농도 실시간 알림판 설치 △음성군과 이천시 공무원 및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운영 협의체 구성 등을 담은 중재안을 제시했다. 주민간담회와 상생 발전 방안 모색 등을 통해 결국 양측이 중재안에 동의하면서 조성 사업이 진행됐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2022년 하반기부터 성능시험 및 신뢰성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군은 처리시설 인근에 친환경 에너지 타운도 조성하고 시설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생산한 온수를 제공한다.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시공사인 ㈜도원이엔씨가 전문 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3년간 위탁 운영한다. 가축분뇨 수집 및 운반은 공공처리시설이 자리 잡은 마을에서 설립한 영농조합 법인에서 대행 계약을 체결해 담당한다. 조 군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과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활용해 청정 음성을 만들고 쾌적한 환경 기반 시설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음성#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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