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한복판에 대형 전광판 설치
영상편지 등 다양한 영상 송출
주민 연결하는 공간으로 재탄생
푸른길 공원까지 공중보행로 연결… 내년 사직동엔 ‘시간우체국’ 조성
21일 광주 남구 봉선동 남구 청사 정문. 가로 42m, 세로 9m 크기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빛나고 있었다. 미디어월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대형 전광판에서는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 호랑이를 의미하는 백운 호랑이가 시간을 알려주고 칠석동 은행나무의 사계절 모습이 선보였다.
백운광장은 광주 제1순환도로인 대남대로, 나주에서 광주로 들어오는 관문인 서문대로, 백운동과 금남로로 이어지는 독립로, 봉선동과 연결되는 봉선로가 만나는 교통 요충지다. 백운광장을 오가는 시민들과 차량 탑승객들은 한눈에 미디어월을 볼 수 있다. 90도로 휘어진 미디어월은 하루에 13시간 반 동안 다양한 입체 영상을 내보낸다. 특히 미디어월에서는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부부의 영상편지를 상영하는 등 가족 간 사랑을 확인해주는 사연을 전해줘 눈길을 끈다.
올 2월부터 송출된 가족 영상편지는 그동안 453명이 촬영돼 196명의 소중한 사연이 소개됐다. 배수석 씨(51)의 영상편지는 3월 20일 오후 1시 10분 부모님께 처음 전해졌다. 배 씨는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계신다. 생신을 맞으신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전 약속된 시간에 미디어월을 통해 영상편지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인태 광주 남구 행복증진팀장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을 위해 가족 영상편지를 시간마다 5∼10분간 송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는 백운광장을 소통과 연결, 정(情)을 느끼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백운광장은 1989년 백운 고가도로가 개통된 이후 주민들 소통, 연결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운고가는 2020년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철거됐고 그 자리에 올해 말까지 공중보행로인 206m 길이 ‘푸른길 브릿지(다리)’가 들어선다.
푸른길 브릿지는 광주 도심을 흐르는 녹색 띠인 7.9km 길이 푸른길 공원의 유일한 단절 구간이었던 백운광장을 잇는 역할을 한다. 푸른길 공원을 연결하는 폭 4∼7m 크기 공중보행로, 회전계단 2개, 엘리베이터 3개가 설치돼 주민들 이동을 돕는다.
윤형식 광주 남구 도시활성화팀장은 “푸른길 브릿지는 단절됐던 백운광장을 소통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8∼9m 높이 푸른길 브릿지에서는 미디어월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남구는 주민 21만 명의 도농 복합 도시다. 전체 면적 66.99km 가운데 농촌지역인 대촌동이 53%(35.4km)를 차지하며 부촌으로 꼽히는 봉선동도 있다. 남구는 표어인 ‘활기찬 경제, 행복한 복지, 으뜸 효’처럼 소통과 연결, 정이 있는 주민 공동체를 만들려 하고 있다.
소통과 연결은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시간우체국에서 접하게 된다. 사직동 관덕정 인근에 들어서는 시간우체국은 연면적 1550㎡ 크기로 최장 100년까지 우편물을 보관해 발송해 준다. 시간우체국은 수장고 이외에 음악살롱, 아날로그 사진관, 기념품 판매장 등이 운영되는 복합문화 예술 공간이다. 조란경 광주 남구 홍보실장은 “시간우체국은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발송 날짜를 지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말 ‘푸른길 브릿지’ 완공하면 핫한 명소될 것”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인터뷰
“‘푸른길 브릿지’가 완공되면 백운광장은 광주에서 가장 핫한 명소가 될 것입니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50·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푸른길 브릿지는 미디어 아트 시설인 미디어월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뷰 포인트이자 산책로 ‘푸른길’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소통의 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구청장은 “남구의 관문이던 백운광장은 고가도로가 조성된 뒤 30여 년 동안 지역 발전에 장애 요인이었지만 이제 고가도로가 철거됐다”며 “앞으로 푸른길 브릿지와 미디어월을 통해 백운광장은 사람이 모이고 소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푸른길 브릿지로 인해 백운광장은 사람과 문화, 자연이 만나는 공간으로 변모돼 인파로 북적일 것”이라며 “푸른길 브릿지에서 공연, 전시회, 아나바다 장터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청장은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 대회’에 북한 선수단 출전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가 열릴 공간인 광주국제양궁장이 남구에 있고 한국 양궁 간판 격인 기보배와 안산 선수 등이 광주 출신”이라며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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