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수수 사건 재판 기록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현근택 변호사(민주연구원 부원장)가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 변호사에게 넘겨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전 부지사 재판의 증인신문 녹취록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손진욱)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현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현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검찰에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사건 재판 기록이 당시 변호인단을 거쳐 현 변호사에게 흘러갔고, 이 기록이 또다시 이 대표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고 전달 경위와 과정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현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대북 송금 및 외화 밀반출 사건 변호인을 맡고 있었다. 별개로 진행된 뇌물 사건 변호인으로부터 문서를 공유받은 현 변호사는 이를 이 대표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논란이 되자 현 변호사는 변호인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다만 현 변호사는 “같은 피고인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끼리 재판 문서를 합법적으로 공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재판 기록이 외부로 유출된 것은 물론 이 대표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것을 두고 검찰과 법원은 모두 “부적절한 행위”라는 의견을 냈다. 당시 증인신문 녹취록에는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의 전 비서실장 엄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증언한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과 관련한 사법 방해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은 변호인 선임을 둘러싼 잡음 때문에 약 한 달 가까이 공전해 왔다.
지난달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모 씨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내용이 일부 변경됐다는 이유로 서민석 변호사(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변호인이 출석하지 못해 재판이 한 차례 미뤄졌다.
이후 이달 8일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가 돌연 이 전 부지사 재판에 출석해 피고인과 상의 없이 작성된 증거 의견서와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 뒤 사임서를 제출하고 법정을 나가 재판 절차가 중단됐다.
서 변호사는 이후에도 백 씨가 해임 의사를 밝히자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사실과 다른 얘기로 비난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사임계를 21일 제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증인 신문이 연기됐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앞둔 검찰은 재판기록 유출 관련 혐의도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현 변호사 등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과 관련한 논란을 모두 ‘사법 방해’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 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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