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 해수욕장에 파도에 휩쓸린 10대들, 인근 어민들이 구조

폐장한 해수욕장에 파도에 휩쓸린 10대들을 인근에 있던 어민들이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동해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30분쯤 강릉시 안현동 순긋해변에서 물놀이하던 A 군(19) 등 10대 6명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바다는 파도가 거세게 일던 상황이었다.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린 이들은 허우적대며 “살려달라”고 외쳤다.

다행히 이날 바다에는 어업에 종사하는 임범식 씨(47)와 이동욱 씨(43)가 캠핑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통발배와 낚시 어선을 모는 이들은 이날 물살이 거세 조업을 나가지 않고 함께 쉬고 있었다고 한다.

10대들의 구조 요청 소리를 들은 이 씨는 즉각 서프보드를 챙겨 바다로 뛰어들었다. 임 씨도 일반 물놀이 튜브 2개를 들고 바다로 향했다.

이 씨는 거친 파도를 뚫고 바다에 빠진 2명을 먼저 구조했다. 하지만 구조된 A 군은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자 호흡과 맥박을 돌아왔다.

이 씨는 스스로 바다에서 빠져나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살리기 위해 또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임 씨도 근처에서 밧줄을 가져와 바다에 던져 구조를 도왔다. 이들 덕분에 남은 2명도 무사히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받은 A 군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을 되찾았고, 아직 치료받고 있다. 이로써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바다에 빠진 6명 모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들을 구조한 임 씨와 이 씨는 민간해양구조대 소속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 씨는 “더 늦기 전에 학생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간해양구조대는 활동 해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지역 사정에 정통한 민간 선박 운항자, 드론 운영자 등으로 구성된다. 동해해경 담당 구역에는 강릉, 묵호, 울릉, 삼척, 임원 등 5지역대에 총 466명이 활동 중이다.

해경은 안전요원이 없는 폐장 해수욕장의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