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금융감독원의 법무법인 율촌 압수수색에 대해 28일 성명을 내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 신뢰관계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10일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율촌 소속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변호사업계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대한변협은 이날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법률자문 내역을 입수하는 사태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금감원이 엄격히 활용해야 하는 수사권을 남용해 로펌을 압수수색하는 데 이용한 것은 무척이나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훈 대한변협 회장은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수사의 단초를 얻는 편의주의가 지배하게 됐다”며 “국제적인 기업들도 한국 변호사들과 상담하면 언제 수사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돼 국내 변호사들의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압수수색으로 의뢰인의 자료가 수사당국에 빈번히 넘어가면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진실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고, 의뢰인의 방어권 침해가 불가피해진다는 취지다.
수사당국의 로펌 압수수색을 계기로 변호사 업계에선 변호사·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ACP)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은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권리”라며 “변론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계류 중인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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