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우울증 환자, 2배 껑충…‘이 증상’ 보이면 상담 필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9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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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불안, 부정적 생각으로 무기력
일상생활 힘들면 진료 받아볼 필요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20~30대 환자가 최근 4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로 달라진 생활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젊은층의 진료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우울증 환자는 68만 명에서 91만 명으로 34% 증가했다. 이 중 2030 환자 수는 15만 9천 명에서 3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 환자는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가장 큰 폭(7만2977명)으로 늘어났다. 30대 남·여 우울증 환자 역시 같은 기간 가장 큰 폭(5563명·1만4384명)으로 증가했다. 20대 남자 우울증 환자는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증가폭이 6730명으로, 2017~2018년(7920명)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20대 여성 우울증 환자도 같은 기간 증가폭이 2만38명으로 2019년~2020년(2만2881명)을 뒤따랐다.

박진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급증한 2030 우울증에 대해 알아봤다.

-청년들의 진료실 방문이 늘었나요, 코로나19 영향이 있었을까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포털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20·30대 우울증 진단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코로나19로 삶의 패턴이 많이 바뀐 만큼 젊은층이 생활 터전이나 방식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울·불안장애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우울장애를 진단할 때 주된 증상 중 하나로 불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두 개가 서로 같이 있는 경우도 많고, 불안장애를 오랫동안 앓다 보면 우울장애가 합병증으로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안장애를 진단하는 좀 더 전문적인 진단 기준도 있습니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구분하는 것은 의사의 몫입니다.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나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가야 할까요?

”우울장애나 불안장애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울감은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만사가 귀찮고, 초조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런 감정들은 우울장애의 기분 증상에 속합니다. 우울장애의 진단 기준에서 이런 기분 증상은 3분의1 정도 차지합니다.“

”다른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생각 증상입니다. 우울감이나 불안에 잠식돼 ‘나는 왜 살까?’, ‘나는 가치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젊은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자괴감이나 ’나 때문이야‘하는 생각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 생각 증상이 심각해지면 ’죽는 게 나아‘, ’나만 없어지면 돼‘라고까지 확장됩니다. 또 신체 증상 또는 행동 증상으로 잠이 안 온다든지, 중간에 자주 깬다든지, 입맛이 뚝 떨어진다든지 하는 증상이 생깁니다. 심각해지면 몸이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기가 힘들다는 무기력한 증상도 나타납니다. 우울·불안하고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지 않는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이유로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무기력해져서 직업, 학습 영역,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볼 것을 권유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나요?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입니다. 흔히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라고 하면 상담 치료, 좀 더 정확한 용어로는 정신 치료를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은 환자들 대부분은 약물 치료와 함께 정신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물론 약물 치료만으로 모든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없겠지만, 우울·불안 장애 증상들의 상당 부분이 신체적 증상인 점을 고려할 때 약물 치료는 매우 적절한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치를 위한 기초 발판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너만 힘든 것 아니야‘라거나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는 섣부른 말이나 충고는 지양해야 합니다. 지인의 힘든 상황을 바라봐 주고,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울장애란 우울감이란 증상을 일부 가지고 있을 뿐, 사실은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모인 병입니다. 불안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를 ’마음의 병’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음, 기분 증상은 진단 기준의 3분의1을 차지하고, 나머지 생각 증상과 행동 증상이 모여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정신건강 질환은 ’마음의 병‘만이 아닌 신경계통의 복합적인 질환으로 건강한 신체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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