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투병’ 휴직 경찰관, 1700만원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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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30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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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음에도 공무원증을 제시해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한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대장암 투병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음에도 공무원증을 제시해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한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대장암에 걸려 휴직을 하던 경찰관이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하는 데 일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A 씨(30대·남성)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려 전북 익산시에 있는 한 은행을 방문했다.

A 씨는 ATM 출금기 앞에서 다른 고객한테 계속 차례를 양보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현장에는 보이스피싱을 수사하는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던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이 은행 고객으로 있었다.

정 순경은 A 씨로부터 “입금이 오래 걸리니 먼저 하시라”는 말을 듣고 수상함을 감지했다. 그는 A 씨에게 다가가 자신의 경찰 공무원증을 제시하면서 “어디에, 얼마나 입금하시는 것이냐?”, “텔레그램으로 지시받고 일하시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했다.

A 씨는 정 순경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황급히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는 등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대답을 피했다.

대장암 투병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음에도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한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대장암 투병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음에도 보이스피싱 현행범을 검거한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정 순경은 A 씨에게 가방을 열어보게 했다. 안에는 현금 1700만 원이 세 개 봉투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그가 계속 질문을 하자 남성은 계속 답변을 피하다가 “나는 잘 모르니 담당 직원이랑 통화해 보라”며 휴대전화를 건넸다.

통화를 건네받은 인물은 정 순경에게 “금 거래를 하는 거라 이런저런 돈을 입금한다”고 말했지만 정 순경이 어느 거래소에서 근무하냐고 묻자 “나중에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정 순경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확신하고 즉시 112에 신고했다. 그는 경찰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A 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계속 말을 걸어 두면서 붙잡아 뒀고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남성을 인계했다.

정 순경은 대장암으로 휴직한 상태였지만 망설임 없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그는 항암 치료를 받는 상황이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익산경찰서는 A 씨로부터 1700만 원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준 뒤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순경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마땅히 경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 순경이 병마를 물리치고 다시금 힘차게 경찰관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응원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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