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서현역 흉기난동 등의 강력범죄 피의자들이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고립된 청년들을 사회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재열 은둔형 외톨이 지원연대 대표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과 청년을 만난 지 4년 정도 됐다”며 “이들은 칩거하면서 가족을 제외한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는 등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와 일본의 히키코모리와의 차이점과 관련해 “일본의 경우 방에서 아예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얘기하지만, 제가 만났던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중에서는 그런 비중이 작았다”며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외부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은둔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청년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준이 상당히 높다. 이에 미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압박감이나 비난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있다. 이제는 사회로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최근 발생한 흉악범죄 피의자들이 은둔 생활을 오래 했다는 점과 이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들이 예비 범죄자라는 시각이 제기된 데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며 “편견을 가질수록 이들이 더 숨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은둔형 외톨이처럼 고립된 청년들이 밖으로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같은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보통 은둔형 외톨이에게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냐”며 “하지만 직접 이들을 만나본 결과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건 친구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와 자립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경기도에서 은둔 청년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했을 때 친구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며 “사회복지학 등을 전공한 또래 친구들을 일대일로 연결해 줬다. 은둔형 외톨이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걸 인정했을 때 사회 복귀가 빨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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