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확대 비판에…이원석 “범죄대응 공백 없애자는 취지”

이원석 검찰총장(대검찰청 제공)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의 재수사·보완수사 권한을 확대한 수사준칙 개정과 관련해 “검경이 수사를 효율적으로 분담하고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 범죄대응에 공백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 사건 떠넘기기, 책임소재 불분명과 같은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제도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경찰이 보완수사를 전담하도록 한 원칙을 폐지하고 검찰도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 검찰 권한을 확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정안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검사의 재수사 요청이 이행되지 않으면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마무리하도록 했다.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야권과 경찰에서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래대로 복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총장은 “어느 한 기관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첨단화·전문화·국제화된 범죄에 적기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수사준칙 개정안을 두고 국가기관 권한의 견제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는 책무를 빈틈없이 수행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수사기관이 합심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심과 정성을 다해 일해주기를 바란다”며 “수사준칙 개정의 본뜻을 인식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시행을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상동기 범죄와 살인예고가 잇따르는 것에는 “가용한 역량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함으로써 사회를 방위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한다”며 “피해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와 함께 법령을 개정하고 제도를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일에 관심과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