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준비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2말에 암 진단, 그것도 희귀암인 침샘암 4기에 걸렸지만 병과 싸우면서 열공, 서울대에 입학한 제주소년이 있다.
암투병 도중 코로나19까지 걸렸을 때 포기하고 싶었지만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의 격려에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해 서울대 문을 열었다.
제주소년은 “지침과 힘듬은 다른 것”이라며 공부와 투병 두가지에 몸과 마음은 지쳤지만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냈다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버텨줄 것을 당부했다.
올해 제주제일고 문과 전체수석으로 졸업, 서울대 역사학부에 입학한 이현우군(19)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고난했던 암투병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 놓았다.
이군은 암 발견 경위에 대해 “고2말, 3학년으로 올라가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알게 됐다”고 했다 .
이군은 “2021년 막냇동생이 먼저 백혈병에 걸려 저도 혹시 모르니까 검사를 해보자 해서 했더니 귀밑 침샘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어머니와 함께 얘기 듣고 나왔는데 ‘정말 내 일이 맞나’ 싶어 그냥 계속 벙쪄 있었다”고 했다.
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귀밑이 신경이 지나는 부분이라서 안면마비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며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지난해 4월 서울에서 제거수술과 함께 한달 반가량 방사선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체력적으로 물리적으로 이게 버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마음만으로 안 됐을 것 같다”고 하자 이군은 “지친 거랑 힘든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 지쳤지만 일단 제가 나아갈 길이 보였고 그건 진짜 원해서 하는 일이아닌가, 그러니까 힘들지는 않았다”고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힘든 순간도 중간중간에 있었다”며 내려놓고 싶은 몇차례 순간이 있었다며 △진단받았을 때 △방사능 치료 후유증이 왔을 때 △지난해 9월 추석 때 코로나에 걸려 방 하나에 열흘 동안 있었던 때를 소개했다.
특히 “몸은 아파서 공부는 못 하는데 빨리 해야 될 것 같은 조급함, 무력감, 자책감이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다”며 코로나19에 걸렸던 순간이 가장 큰 위기였다고 했다.
지금 이자리에 오게 된 배경으로 이군은 “‘한 번 내려놓은 것도 좋을 것 같다’, 제가 중간에 치료받다가 아버지에게 ‘대학 안 가고 아버지와 살면 안 돼요?’라고 했더니 ‘그래도 된다’고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며 가족의 격려를 우선 들었다.
또 “원망은 안 했다. 내가 이렇게 아프기까지 정말 많은 원인들이 있었을 텐데 하나하나 짚고 하나하나 원망하다 보면 그 끝이 없다.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힘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군은 “진짜 학교수업 위주로 했고 EBS를 보충해서 들었다”며 “고등학교 다니면서 수학학원 딱 한 번 다녔다”고 이른바 교재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또 “기사에서는 13시간 공부했다고 나왔지만 가장 많이 했을 때가 그 정도로 진짜 10시간씩은 한 것 같다”며 역시 열공이 좋은 성과를 거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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