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5일 서울 중구 예장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공원 ‘기억의 터’에 있는 민중미술가 임옥상 씨(73) 작품 2개를 철거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경부터 포크레인 한 대와 대형 트럭 세 대를 동원해 ‘기억의 터’에 설치된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철거 작업을 약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앞서 서울시는 임 씨가 2013년 자신의 연구소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관내에 설치된 임 씨 작품 6점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기억하는 추모 공간에 성추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 씨의 작품을 남겨두는 건 생존해 계신 위안부뿐 아니라 시민 정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4일 오전부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 씨 작품을 철거하려 했지만,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단체들이 집회를 열며 철거 작업을 막아섰다. 정의연 측은 “임 씨의 성추행 범죄는 규탄한다”면서도 “서울시가 임옥상 작품을 철거한다는 명분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지우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새벽부터 경찰과 시청 관계자 100여 명이 ‘기억의 터’ 출입로 5곳을 통제했으며 정의연 관계자 등의 저항은 없었다. 오늘 ‘기억의 터’ 작품 2개를 마지막으로 서울 시립 시설 내 임 씨 작품 6점이 모두 철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 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설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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