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사회단체와의 대치 끝에 5일 서울시 중구 남산공원 ‘기억의 터’에서 지난달 17일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은 민중미술가 임옥상(73)씨의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조형물 2점을 모두 철거했다.
전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철거하지 못했다가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임옥상씨는 직원 성추행 혐의로 지난 달 17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시는 기억의 터가 시민 모금 등을 거쳐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억의 터는 유지하되, 안에 설치된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의기억연대 등의 반대와 관련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시민단체는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가 성추행을 인정한 작가의 작품 철거를 막아섰다”며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많은 시민 단체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우리 편’이 하면 허물을 감싸주고 ‘상대편’이 하면 무자비한 비판의 날을 들이댄다”며 “오랜 세월 진영논리에 젖어 사고하다 보니 무엇이 상식인지도 모르는 듯 하다. 진영 논리가 아닌 상식과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면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릴 조형물을 조성 당시 관계자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재조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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