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없이 해외 지자체와 협약
인력 까다롭게 뽑고 출국 전 교육
도우미 지원해 농가와 소통 도와
지난해 545명 입국 후 이탈자 없어, 평택-제주 등서 노하우 벤치마킹
전국의 많은 시군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탈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강원 홍천군에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지난해 545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입국했지만 무단 이탈은 단 1명도 없었다. 지난해 강원도 전체에서 입국자 3132명 가운데 618명(19.7%)이 무단 이탈한 것과 비교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5일 홍천군에 따르면 지난해 545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중 무단 이탈자는 단 1명도 없었고, 올해는 입국자 926명 가운데 1명만 이탈했다. 이탈률은 0.1%에 불과하다.
홍천군이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데는 그 나름의 비결이 있다. 홍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유치에는 두 가지 방식이 혼용된다. 외국 기초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하고, 관내에 거주 중인 결혼이주자의 본국 가족을 초청하는 방식이다. 계절 근로자 선발에서부터 ‘믿을 만한’ 사람을 뽑는 셈이다.
홍천군은 2009년 5월 필리핀 산후안시와 우호교류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2017년 3월에는 계절 근로자 도입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방식은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하는 부작용을 차단해 무단 이탈 방지에 효과적이다.
계절 근로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면접을 거쳐 우수한 인력을 선발하고, 출국 전에는 철저한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올해 청사 내에 ‘홍천-산후안 세종학당’을 개원해 계절 근로자들이 기본적인 한국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입국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와 농가에 대한 지원도 큰 몫을 한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소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결혼이주자를 도우미로 활용하고 있다. 민원 발생 시 운전자, 농가 소통 담당, 근로자 소통 담당 등 3명이 1개 조로 출동해 신속하게 민원을 해결해준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희년의료공제회’에 단체 가입해 질병 발생 시엔 의료비를 지원한다. 농가주를 위해서는 산재 가입 신청, 마약 검사, 외국인 등록 등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홍천군은 1일 강원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강원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손이 부족한 농촌 현실에 천군만마 같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라는 주제로 발표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홍천군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거나 초청을 받고 있다.
5월 경기 평택시의회 의원들이 찾아와 홍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 노하우를 들었고, 6월에는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방문했다. 또 홍천군 직원들이 4월과 8월 법무부 워크숍에 초청돼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권상경 홍천군 농촌인력지원팀장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에 대한 선발부터 입국과 출국까지 철저한 관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이달 중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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