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길이 형한테 말하니 ‘잘했네’ 하더라” ‘돈봉투 녹취록’ 공개… 의원 명단도 담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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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강래구 재판서 이정근 파일 재생
宋 前대표에 돈봉투 보고한 정황
실명 거론된 의원들은 의혹 부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앞에서 열린 국방부의 항일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 철거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29. 뉴시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앞에서 열린 국방부의 항일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 철거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2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돈봉투’가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된 과정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돈을 받거나 함께 살포를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명단도 나왔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의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재판에서 검찰은 돈봉투 의혹의 핵심 증거인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을 재생했다.

녹음 파일에서 강 전 회장은 2021년 4월 10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통화하며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줘서 그거 좀 나눠 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지역본부장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한 것을 의미하는 대목으로 보고 있다.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명단도 거론됐다. 윤관석(수감 중) 의원은 2021년 4월 28일 오전 이 전 부총장에게 “아침 회의에는 김남국 윤재갑 등 4명 정도가 못 나왔어”라며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했다. 이 전 부총장은 “오빠, 거긴 해야 해, 호남은 해야 해”라며 재촉했다.

윤 의원이 또 “인천 둘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하자 이 전 부총장이 “어제 그만큼 똑같이?”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응”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같은 날 저녁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추가로 3000만 원을 받아 이튿날 의원들에게 나눠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 의원이 주도한 송영길 캠프 핵심 인사 모임 ‘기획회의’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명단도 일부 공개됐다. 강 전 회장이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에서 “윤관석, 임종성, 이성만, 허종식, 이용빈 정도만 딱 넣어서”라며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 공유합니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검찰은 기획회의에서 돈봉투 살포 계획이 확정됐다고 보고 있다.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은 의혹을 부인했다. 허종식 의원은 “강 전 회장과 회의 자체를 한 적이 없다. 돈봉투도 본 적 없다”고 했다. 윤재갑 임종성 이용빈 의원 측도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성만 의원 측은 “이미 검찰 수사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남국 의원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돈봉투 녹취록#의원 명단#실명 거론된 의원들은 의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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