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고려 나전칠기…800년의 베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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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6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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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문화재청 제공
800년 전 제작된 고려 나전칠기의 진수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언론에 최초공개했다.

문화재청은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일본 개인 소장가 창고에서 100여 년 넘게 있던 유물로 최근까지 일본에서도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지난해 7월 재단의 일본 현지 네트워크에서 처음 확인됐고 이후 문화재청과 재단은 1년 넘은 조사와 협상 끝에 지난 7월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이다. 목재, 옻칠, 자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며 작게 오려낸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의 문양을 장식하는 등 고도의 정교함과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특히 고려의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함께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혀 왔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13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뚜껑, 몸체 및 현자(속상자). 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뚜껑, 몸체 및 현자(속상자). 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에는 고려 나전칠기의 대표적인 문양인 국화넝쿨무늬, 모란넝쿨무늬, 연주(連珠)무늬가 고루 사용됐다. 사용된 자개의 수는 약 4만 5000개에 달한다.

국화꽃무늬를 감싸고 있는 넝쿨줄기는 C자형 금속선으로 표현했다. 국화꽃무늬는 중심원이 약 1.7㎜, 꽃잎 하나 크기는 약 2.5㎜에 불과하다. 꽃잎 하나하나에 음각으로 선을 새겨 세부를 정교하게 묘사했다.

문화재청은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전 세계 20건에도 못 미치고 그 대부분이 외국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환수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문양과 보존상태가 고려나전을 대표할 만큼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발굴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국립고궁박물관의 보관 아래 향후 우리나라 나전칠기의 전통 기술 복원을 위한 연구와 국민들의 문화유산 향유 확대를 위한 전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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