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축구선수 석현준 측 “어린 나이 축구하며 제대로 대응 못해”

1심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받고 항소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석현준(32) 측이 항소심에서 “어린 나이에 축구하면서 계약 관계나 에이전시 관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석현준의 변호인은 6일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형수) 심리로 열린 석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에이전시와의 계약은 노예계약과 유사한 형태로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닌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는 병역법 위반 관련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도 2년 동안 선수나 코치로 활동할 수 없는 규정이 있다”면서 “피고인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에이전시에 거액의 위약금까지 물어주고 자진해서 출국했음에도 너무 가혹한 측면이 있어 최대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석현준은 최후 진술에서 “병역 문제를 일으켜 국민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드려 부끄럽고 후회스럽다”면서 “축구만 열심히 하면 모든 일이 풀릴 거라는 자기기만에 빠져 상황이 악화하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병역 의무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앞서 석현준은 이 사건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법원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병역법 위반죄는 유죄로 인정된다”며 “체류 허가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귀국하지 않은 피고인의 죄질은 좋지 않으며 공정한 병역질서 확립 등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석현준 측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18일 진행된다.

한편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해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프랑스에 체류하던 석현준은 2019년 6월까지 귀국하라는 병무청 통보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병역미필자는 만 28세가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해외여행이 제한된다. 연장은 가능하지만, 특별사유를 인정받아야 한다.

일반 허가를 받아 해외에 체류하던 석현준은 영주권을 취득한 부모와 같이 거주하는 경우 등에 한해 발급받을 수 있는 국외이주사유로 인한 연장허가를 신청했으나 불허돼 귀국해야 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