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총장 조명우)는 조장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심해 미생물 군집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사르202’ 세균 첫 배양과 게놈 해독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심해 청소부’로 알려진 사르202 세균의 실체를 규명한 연구팀의 연구 결과 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서해 바닷물을 채취해 배지(미생물 등의 배양을 위한 영양물)를 만들고, 미생물 세포를 주입한 후 한 달 동안 빛을 주지 않고 배양했다. 그 결과 서해 시료에서 24개의 사르202 균주를 얻었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전체 게놈 서열을 해독했다.
연구팀은 배양된 사르202 세균을 ‘빛을 싫어하는 해양세균’이라는 뜻의 ‘루시푸기모나스 마리나’라고 이름 붙였다. 사르202 세균은 생물 분류체계에서 새로운 목에 해당한다. ‘루시푸기모나달레스’라는 목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사르202 세균은 약 20억 년 전에 유기물을 부분 산화할 수 있는 효소의 진화로 지구의 산소 대폭발 사건을 촉진한 세균으로 알려졌지만 배양체가 없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르202 세균은 1990년대 버뮤다 해역에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 실존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그동안 실체를 규명하지 못했던 미생물이다. 이번 연구 성과로 향후 해양미생물 연구 발전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장천 교수는 “전 세계 미생물학자들이 오랜 시간 실체를 확인하고자 했던 사르202 세균을 국내 바다에서 배양해 해양 미생물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사르202 세균에 있는 수많은 유기물 분해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