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에 명의 빌린 후 유심 7600개 개통해 범죄조직에 팔아넘긴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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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7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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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위장해 2032명의 명의를 빌려 대포 선불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 7600여개를 개통한 뒤 범죄 조직에 팔아넘긴 일당이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30대 총책 A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30대 B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도권 일대에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위장한 점포 9곳을 열고 대포 선불 유심 7681개를 개통한 뒤 문자금융사기(메신저 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인 사이인 이들은 총책, 명의대여자 모집책, 개통책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SNS에서 취업 준비생, 주부 등에게 소액 대출을 빌미로 접근했다. A 씨 일당은 유심 1개당 2만원을 주기로 하고 총 2032명의 명의를 빌려 대포 선불 유심을 개통하고, 메신저 피싱 조직 등에 개당 20만∼30만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개통한 유심은 실제로 사이버금융 범죄에 사용됐다.

이들은 명의 대여자들이 이후 명의도용 신고를 할 수 없도록 유심 개통에 대한 자필 동의서를 받거나 가족 명의로 위장 대리점을 여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총책 A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공범에게 범행에 쓴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거나 거짓 진술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 일당으로부터 대포 유심 514개와 현금 1153만 원 등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6억 1000만원은 추징 보전을 통해 동결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일당으로부터 대포 유심을 사들인 피싱 조직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명의도용 등으로 인한 선불 유심 개통이 의심될 경우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엠세이퍼)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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