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호황에 외국인력 들어오지만 중소조선소는 여전히 ‘울상’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8일 11시 11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한 노동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 News1 DB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한 노동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 News1 DB
조선업계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정부가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 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여전히 인력 모시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형조선소와 달리 해외인력 수요가 적은 중소형조선소나 기자재업체 등의 경우 필요인력이 제때 공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도장공·전기공의 경우 해외인력 경력 증명이 쉽지 않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량 검증 통과 시 경력 요건을 완화했다. 용접공 도입 절차는 현지 송출업체에서 기량검증 대상자를 추천하도록 간소화했다.

또 최근에는 숙련기능인력(E-7-4) 전환 쿼터를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해 기업이 숙련인력을 계속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선산업에 투입된 국내외 생산인력은 1만104명이다. 기능인력(E-7)은 산업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고용추천한 6282명 중 5209명은 현장 공급됐다. 저숙련인력(E-9)은 3638명에 대해 고용허가서를 발급했고 3179명이 입국했다.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시의 경우 조선 경기 회복세에 따라 거주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달 31일 기준 거주 외국인 총 9634명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1578명 늘어났다. 이 중 조선용접공 등 8개 직종의 일반기능인력(E-7-3) 비자는 2313명, 제조업(E-9-1) 비자는 2486명이다.

일반적으로 업체에서 기능인력(E-7)이 필요할 경우 의뢰받은 중개·송출업체가 인력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기능인력 기량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법무부 비자 발급이 이뤄진다. 이 과정은 서류 완성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보통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늘어나고 있는 중개·송출업체에 비해 의뢰를 시작하기 위한 수요를 충족하는 것부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화오션 A협력사 대표는 “협력사의 경우 각 업체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발생하면 본청에서 이를 취합해 의뢰한다”며 “문제는 대단위 사업장처럼 인원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은 영세한 중소 업체들이다. 적은 수요 요청이 들어와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조선소가 아닌 중소업체들은 수요 인력이 적어 외국인력 도입 시작부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대형조선소에 편중되지 않고 해외인력과 중소업체 간의 원활한 연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최소 수요인력을 따로 정해두거나 법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다만 해외 현지에서 기량 검증을 하기 때문에 상당한 체재비가 소요되고 있어 어느 정도 인원을 모아달라는 것”이라며 “수요가 적을 시 인접 국가의 기량 검증도 함께 실시하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능인력이 무사히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해도 막상 현장에서는 숙련공으로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소통에 문제가 있는 데다 현지에서 실시한 기량 검증이 국내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치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선박구성부분품제조업 관계자는 “중소업체에서는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와중에 외국인력 교육까지 해야 하니 일손이 부족해도 외국인력을 선호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량 검증을 거쳤음에도 능력 미달로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와 함께 안전성·임금 등의 문제로 생산현장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며 “외국인력 도입으로 눈앞의 인력난은 막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국내 전문인력 양성과 생산 자동화 및 스마트화에 있다”고 말했다.

(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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