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101개·아내 김치통에 4억…경남은행 부장 횡령액 1437억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8일 11시 50분


코멘트
138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은신처 침대 밑에서 발견된 에코백 속 골드바와 현금뭉치들 (서울중앙지검 제공)
138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은신처 침대 밑에서 발견된 에코백 속 골드바와 현금뭉치들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이 부동산PF 대출 관련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BNK경남은행 부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최종 확인한 횡령액은 무려 1437억원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임세진)는 8일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51)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사업주로부터 분리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 사업 시행사 3곳의 대출원리금 상환 자금을 보관하던 중 시행사 명의 출금전표를 11차례 위조하는 방법으로 699억원을 가족 또는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는 부동산PF 사업 시행사 2곳이 추가 대출 실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시행사 또는 대리은행 명의의 ‘추가 대출금 요청서’를 위조해 임의로 대출을 실행한 후 출금전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688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송금해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138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은신처에서 압수한 가방 속 현금 (서울중앙지검 제공)
138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은신처에서 압수한 가방 속 현금 (서울중앙지검 제공)
이씨는 또 지난해 7~8월 도주 자금 마련을 위해 횡령한 자금을 상품권 거래업자에게 송금하는 자금세탁을 거쳐 1㎏ 골드바 101개, 현금 45억원, 5만달러, 상품권 4100만원 등 총 147억원 상당의 금품을 차명으로 임차한 오피스텔 3곳에 분산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조사 결과 이씨 아내도 현금 등 4억원을 김치보관통 등에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나중에 횡령 금원을 먼저 횡령한 금원 변제에 사용하는 일명 ‘돌려막기’로 범행을 은폐했다. 따라서 실제 피해 규모는 횡령액 1437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검찰은 무단결근 후 잠적한 이씨에 대해 지난달 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전담반을 꾸렸다. 통신내역, 카드사용내역 및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추적을 통해 전국으로 도피하던 이씨를 지난달 21일 저녁 은신처인 강남 소재 오피스텔에서 체포했다.

이씨는 체포 장소인 강남 소재 오피스텔 등 총 3개의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체포 과정에서 오피스텔에 은닉해 둔 골드바, 현금, 외화, 상품권 등 합계 147억원 상당의 금품과, 이씨 아내가 은닉한 4억원도 압수했다. 또 이씨와 아내, 페이퍼컴퍼니 등이 보유한 22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지난달 16일 이씨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50억원 횡령 혐의로 우선 기소됐다. 2008년 7월부터 8월까지 골프장 조성사업을 위해 저축은행 4곳에서 시행사에 대출하도록 하고, 경남은행에서 관리하던 50억원을 주식투자 등 개인 용도에 사용해 횡령한 혐의다.

이씨와 함께 경남은행 PF 대출금을 출금하는데 필요한 출금전표를 임의로 작성하면서 해당 시행사 직원을 사칭하는 등의 수법으로 약 617억원을 횡령하고, 금감원이 지난 7월 조사에 착수한 뒤 이씨가 사용하던 PC 1대를 지인에게 포맷하게 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증권사 영업사원 황모씨는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검찰은 이씨의 추가 횡령 범행 및 황씨와 이씨 아내 등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수익은닉 조력자 수사 및 은닉재산 추적을 철저히 해 범죄수익환수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