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前대통령, “文 공산주의자” 고영주 상대 파기환송심서 패소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8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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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수단체 행사서 "文 공산주의자다" 발언
대법 "명예 훼손 사실 적시 아냐" 파기 환송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 발언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고 전 이사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문 전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고 전 이사장은 방문진 감사로 있던 지난 2013년 1월 한 보수단체 신년 행사에 참석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로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람들 전부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림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공산주의 운동으로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 전 대통령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며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부산 인맥은 전부 공산주의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문 전 대통령 역시 공산주의자”라고 덧붙였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교사와 학생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과 고문을 통해 허위자백을 받아내고 19명을 구속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아무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5년 9월 1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고 전 이사장의 행위가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보고,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배상액은 1000만원으로 낮췄지만,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지나친 논리 비약이라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은 지난해 9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 발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사상 또는 이념에 대한 의견 내지 입장표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적 인물인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견교환과 논쟁을 통한 검증과정의 일환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문 전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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