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대형 입시학원인 메가스타디가 오는 연말 울산 남구 옥동에 문을 열 예정이다.
메가스터디는 울산 개원과 관련해 23일 지역 설명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스터디의 울산 개원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학원가는 기존의 수강학생의 대규모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울산학원연합회 추산에 따르면 울산에는 1000여개의 입시·보습학원이 있으나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다.
울산 중구에서 8년째 입시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문 모씨는 지난 7일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부산이나 대구에서 시작한 대형 입시학원이 울산에 입점해 지역 학원가가 흔들린 적은 있지만, 이처럼 국내 1위의 입시학원 입점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파장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한 울산학원연합회 관계자는 “메가스터디가 워낙 대규모 학원이다 보니 입점 초기 학생들의 대거 이탈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규모의 학원들은 타격을 받을 것이고 울산 학원가 전체가 이런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울산 학원들이 출생률 감소로 수강생이 갈수록 줄어 재정 상황이나 운영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시점에 ‘대형’ 입사학원의 등장은 지역 학원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년간 울산 북구 일대에서 종합입시학원을 운영해 온 조 모씨는 “10년 전만 해도 학원에 학생 수가 400명이 넘어가고 학원을 동시에 4군데를 운영할 만큼 학원 사업이 왕성했지만,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학원가가 힘을 잃은 지는 오래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 씨는 대형 입시학원이 온라인과 입시생과 재수생을 겨냥한 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한다면, 울산 학원가의 뿌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지역 학원가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 ‘지역 학원들의 연합’ 등 공동 대응의 움직임도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의 원장 문 씨는 “지역 학원들은 대부분 소규모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집중 케어가 가능하다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강점을 살리면서 전문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서 수학 전문학원과 과학전문학원이 연합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등 학원가 내부의 연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경우 내신으로 대학교를 진학하는 학생의 비중이 많은 편이고, 학교마다 선생님들의 출제 유형의 편차가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지역 학원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학원의 특성을 극대화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학생들 일각에서는 사교육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울산 남구 A고 재학생 김 모군(18)은 “울산 학원가의 경우 대형 학원이 부족해 그만큼 타 지역에 비해 선택권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며 “수능은 전국 학생들이 겨루는 것이기 때문에 사교육도 전국 평준화되는 게 공평한 것 같다”며 메가스터디 입점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