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채 고급 외제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에 빠뜨린 남성 신모 씨(28)의 약물 오·남용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병·의원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신 씨가 마약류를 처방받았거나 신 씨의 마약 혐의에 연루돼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병·의원은 현재까지 10곳을 넘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병원들은 신 씨의 방문 여부를 떠나 범행과 관련 있다고 판단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씨는 사고 당일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디아제팜을 투약받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간이시약 검사에서 또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성분도 검출됐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검사 결과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병·의원들이 신 씨 주장대로 마약류를 의료 목적으로 처방·투약했는지, 의료 목적이라도 필요 이상으로 처방한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다.
신 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신 씨는 이밖에 가상자산 관련 사기 혐의로도 고소당해 수사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신 씨를) 포함해 4명이 코인 관련 사기로 고소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출국 금지 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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