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집단 마약 투약’ 현장에 머물다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모임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참석자 2명이 11일 구속된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에게서 자살 충동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신종 마약’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 6분경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정모 씨(45)와 이모 씨(31)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청구된 김모 씨(31)에 대해선 도주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다며 기각했다.
구속된 정 씨는 모임 장소로 아파트를 제공한 40대 세입자로, 마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직원인 이 씨는 이태원 클럽에서 마약을 직접 구입해 모임에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에게선 두 가지 종류의 신종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뮬까’라고 불리는 러시아 마약 유사 물질과 ‘크리스털 아이스’로 불리는 펜사이클리딘(PCP) 유사체 성분이다.
이른바 ‘천사의 가루’로도 불리는 크리스털 아이스는 애초 수술용 마취제로 개발됐으나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이 심각해 사용이 중단됐다. 국내에서는 처벌 통계도 없을 만큼 신종마약이라 수사기관의 간이시약 검사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크리스털 아이스는 정 씨의 아파트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검출된 약물의 종류 등 구체적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현재 회신된 감정 결과는 소변에 대한 것으로 모발 등 추가 정밀감정 등 결과 회신 후 종합적으로 투약 여부 등을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숨진 경찰관과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인원을 20명으로 파악하고 이들을 상대로 참석 경위와 동선, 마약류 투약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마약류 정밀감정 결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3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소변에서 엑스터시, 필로폰, 케타민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숨진 경찰관 역시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검을 진행했다. 결과는 이번 주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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