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인회 “관광 활성화”
태화강∼전통시장 관광코스 조성… 중구 원도심 경제 활성화에 도움
■ 시민연대 “정체성 훼손”
경관 해치고 애물단지 될 우려… 전문가-시민 참여 공론화 주장
울산시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새로운 볼거리로 ‘태화루 용금소 스카이워크’ 설치를 추진한다. 태화강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고, 국가정원 2호인 태화강 국가정원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역사성과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스카이워크는 바닥이 투명한 다리를 이용해 강 위를 걷고 조망할 수 있는 시설물이다. 태화루 스카이워크는 중구 태화루와 태화강 용금소를 잇는 길이 30m, 높이 13m 규모의 다리다. 울산시는 사업비 61억 원을 들여 연말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스카이워크가 들어서는 태화루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을 대표하는 누각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7세기 중엽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태화사(太和寺)의 부속 시설로 전해지며 임진왜란 전후 소실됐다가 420여 년 만인 2014년 복원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태화루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하루 50명 수준에 그친다. 태화강 국가정원 끝자락에서도 살짝 벗어난 곳에 있는 데다 즐길거리가 부족해 국가정원 방문객을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방문객은 한 달 평균 28만 명 수준이다. 태화루 옆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하면 국가정원 방문객의 발길을 태화루로 유도하고, 인접한 전통시장까지 국가정원의 관광코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울산시의 생각이다.
상인들은 적극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태화종합시장·우정전통시장상인회 등 16개 단체는 6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루 스카이워크는 국가정원 관광객을 중구 원도심으로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중구를 살리는 문화예술관광산업의 융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들은 스카이워크 설치가 태화루 주변의 경관을 훼손하고, 태화강의 역사·문화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최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열고 “스카이워크 사업은 태화강 국가정원 구역과 태화루 사이에 위치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깨뜨릴 뿐 아니라 태화루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곧 울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랜드마크를 파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스카이워크, 출렁다리, 케이블카 등은 반짝 유행한 뒤 한철 지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평가도 있다”며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의회는 울산시가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한 스카이워크 건립비 61억 원을 심의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스카이워크는 주민들이 건의한 사업”이라면서 “초안으로 만들어진 디자인을 보완해 울산의 대표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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