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1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특수협박,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혐의를 받는 홍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45분경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홍 씨는 ‘마약 혐의 인정하나’ ‘롤스로이스 남과 어떤 관계인가’ ‘피부과 방문 이유는 뭔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홍 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 반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자신이 몰던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자 허리에 찬 흉기를 보여주며 상대방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당시 무면허 상태여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홍 씨는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자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 40분경 강남구 신사동 음식점 앞에서 홍 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홍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서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홍 씨는 주차 시비 전후 서울 강남의 병원 두 곳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수면 마취 시술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은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 외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도 검출된 만큼 마취 후유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홍 씨가 지난달 롤스로이스를 타고 행인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지게 만든 신모 씨(28)와 조폭 선후배 관계란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홍 씨는 신 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 씨와 신 씨의 인연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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