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기록 못봐’ 답변 거부…첫 재판 파행

검찰, 폐쇄적 성격 최원종이 고립 생활하다가 극단적 범행
변호인 “재판 기록 못 봐 답변할 수 없다”…재판, 다음 달 10일 속행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첫 재판이 열렸지만, 범행을 저지른 최원종(22) 측이 기록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해 파행했다.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최원종 측은 공소 요지를 인정하냐는 재판장 질문에 “수사 기록을 아직 보지 못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앞서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혐의로 기소된 최원종에 대해 “폐쇄적 심리를 가진 피고인이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타인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 폭력이 해결책이라는 결정 후 저지른 범행이다”며 “중상 이상 학업 능력이 있는 데다 범행 전 심신미약을 검색하는 등 심신미약 상태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명이 사망하고 다수 시민이 큰 피해를 본 사건이고, 이 사건을 계기로 살인 예고 글이 여러 건 게시되는 등 모방 범죄가 일어나 사회에 혼란을 가져왔다”며 “무차별 이상동기 범죄에 엄중한 경고를 주는 판단이 필요한 만큼, 충실한 심리로 사건 실체를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검사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물었지만 변호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에서 가능한 일자를 확정하겠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며 “기록을 봐야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제안한 2주 뒤 2차 공판에 대해서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한 달간 시간을 배려, 최원종 2차 공판을 다음 달 10일로 정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유족 측은 취재진과 만나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한 60대 여성 피해자인 이희남씨 남편은 “살인자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 이후로 귀가 안 들리는 등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다시는 이런 테러로 무고한 사람이 희생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며 통곡했다.

이어 사망한 20대 여성 피해자 김혜빈씨 부친은 “범죄자가 감형을 위해 준비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시간을 끌기 위해 재판을 연기시키고 있다. 이제 20살 아이 인생을 빼앗은 범죄자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달 3일 오후 5시 59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최원종은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친 다음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5분 체포됐고 같은 달 5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된 뒤 10일 살인예비·살인미수·살인 등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이후 2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원종은 ‘몇 년 동안 스토킹 피해자였다. 괴롭힘당했고, 너무 괴로웠다’고 주장하며 최근 한 언론사에 한 달간 구치고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내용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성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