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 난동’ 최원종 첫 재판…유족들 얼굴 보자 “나쁜XX” 울분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은 자신이 오랫동안 스토킹을 당해왔다는 망상적 사고 특성을 보인다. 뉴시스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에 대한 첫 공판이 14일 열렸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강현구)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원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피고인석에 착석한 최원종은 미결수용자 의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원하지 않는다”고 변호인 측이 답했고 이어 검찰이 최원종에 대한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원종은 8월 3일 오후 5시 56분에서 6시 사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 5명을 덮치고, 백화점 1~2층에서 소지한 흉기 2자루로 시민 9명에게 무차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또 범행 당일 하루 전에는 살인 범행을 계획하기 위해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 돌아다닌 살인예비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원종 변호인 측은 “검찰의 증거목록 및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아직 못했다”며 “열람등사 후 혐의 인정 여부를 그 때 밝힐 것”이라고 했다. 검찰 측은 “열람등사 신청 자체를 지난주에 했고 바로 허가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차일 기일에는 열람등사 후, 최원종에 대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는 것으로 진행하겠다”고 고지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도 참석했다. 유족들은 최원종이 법정에 모습을 보이자 “개XX” “나쁜XX”라며 울분을 토했다.

최원종이 범행을 저지른 후 부상자는 14명으로 파악됐지만 그의 차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이 8월 6일, 20대 여성이 같은 달 28일에 사망하자 2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한 참사로 귀결됐다.

사건을 맡았던 경기 분당경찰서는 검찰 송치 당시 “피해망상이 불러온 범죄였다”며 최원종이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에 따른 범행을 동기로 판단했다.

검찰도 보완 수사 과정에서 정신의학 전문의, 심리상담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최원종이 폐쇄적 심리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다 스토킹 조직단체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진 상태에서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봤다.

또 최원종이 청소년 시기 상당한 학업능력을 갖춘 점, 암호화폐와 주식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을 보유한 점, 범행 후 감형을 의도한 점에 따라 범행 당시 때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