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농촌 유학’의 근거가 되는 조례를 시교육청의 재의 요구에도 결국 폐지했다. 이에 진보 성향 교육감인 조 교육감은 “제소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와 또다시 충돌했다.
서울시의회는 15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조례안’을 재석의원 74명 만장일치로 재의결했다. 이들 74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교육청이 7월 26일 폐지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조 교육감은 즉각 반발했다. 조 교육감은 입장문을 내 “미래세대의 절절한 호소를 외면하는 것이라 제소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며 “기후위기, 환경재난 해결이라는 생존 의제를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장치(생태전환교육 조례)를 허무는 것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가 재의결한 사안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 교육감은 20일 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법원이 조례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생태전환교육 조례는 자연과 기후변화 교육에 대한 지자체 법안이다. 이 법안을 근거로 시행되는 조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이 ‘농촌 유학’ 사업이다. 서울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가 최소 1학기 동안 지내며 해당 지역을 체험한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조례에 근거해 운용되는 생태전환교육기금이 이 사업에만 쓰이고 있다며 올해 초 1학기 농촌 유학 예산을 전부 삭감하는 등 조례 폐지를 추진했다. 시교육청은 상위법인 교육기본법에도 ‘국가와 지자체는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조례 폐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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