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 “주말 입석도 매진” 귀향-여행객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6일 01시 40분


퇴근길 경의중앙선 “40분뒤 도착”
화물열차 시멘트 운송도 차질 빚어

“금요일이라 버스도 다 매진일 텐데 걱정이네요….”

15일 오전 서울역. 이현주 씨(59)가 고향인 경기 오산시로 가기 위해 열차표를 끊으려다 실패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열차 운행이 단축되면서 입석표까지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인 이 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예매가 불가능해 기차역이나 터미널에서 직접 표를 산다. 이 씨는 “버스표가 남아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경남 양산시로 가려고 서울역에 온 최모 씨(72)도 KTX 열차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급히 부산행 새마을호 입석표를 구했다. 그는 “4시간 반 동안 서서 가게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철도노조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주말을 맞아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려던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70.3%로 떨어졌다. 국토부는 수도권 전철의 경우 출근과 퇴근시간대 운행률을 각각 평소의 90%, 8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배차 간격이 늘며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주말을 앞둔 퇴근길도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오후 6시 30분경 경의중앙선 용산역에선 역무원들이 “열차가 40분 뒤 도착할 예정이니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전철 외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는 시민들은 무작정 기다렸다. 경기 고양시 일산으로 퇴근하던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15일 오전엔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48분경 선로 보수 장비가 범계역에서 금정역으로 이동하던 중 궤도를 이탈하면서 12편의 열차가 15∼63분 지연됐다.

화물열차 운행량도 평소의 4분의 1 수준(22.8%)으로 줄며 시멘트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9월은 시멘트 극성수기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물류의 약 20%를 철도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며 “철도 대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 육상 운송 수단을 활용해도 1회 운송량이 철도의 40분의 1 수준에 그쳐 공급 차질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철도파업#주말 입석 매진#귀향#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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