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수사 받던 영암 50대 가장, 가족 4명 살해후 극단선택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7일 16시 09분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3.9.15 뉴스1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3.9.15 뉴스1
전남 영암 일가족 5명 사망 사건은 50대 가장이 아내와 아들 셋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50대 가장은 사망 전 성범죄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앞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15일 숨진채 발견된 가장 김모 씨는 1차 부검 결과 약독물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김 씨의 아내(56)와 중증 장애가 있는 20대 아들 3명은 흉기 손상에 의한 과다출혈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망한 부인의 몸에는 반항 흔적이 있었지만 아들 3명은 반항 흔적이 없었다.

경찰은 김 씨의 집 안에서 흉기 1개, 독극물이 30%가량 남아있는 독극물 1병을 발견했다. 출입문은 잠겨있었고 외부 침입흔적도 없었다. 이에 김 씨가 가족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음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반항 흔적이 없는 아들 3명은 흉기에 찔리기 전에 수면제나 독극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밀 부검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가 성범죄를 저지르고 10월 5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씨는 성범죄 관련 수사를 받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웃 주민 A 씨에게 “성범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는 것을 아내가 알게 되면 가족 4명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농사일을 하며 때로는 일용근로자로 일했다. 김 씨의 아들 3명은 모두 지적장애를 앓고 있고, 아내도 직업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성범죄 관련 중형을 선고받게 될 경우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느껴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적 범행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정확한 사인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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