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7주 연속 진행됐던 대규모 교사 집회가 지난주를 건너뛰고 2주 만인 16일 재개됐다.
검은 옷을 입고 모인 교사들은 이날 오후 2∼4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의사당대로 4개 차로에 모여 교권 보호 입법을 요구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 경찰 추산 2만여 명이 모여 식지 않은 열기를 보여줬다. 전국 60여 개 지역에서 전세버스 91대로 모인 교사들은 전날(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교권 회복 4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교육기본법)의 조속한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2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교권 보호 관련 법안을 1호로 처리해 달라는 취지였다.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 ‘와이낫’ 닉네임을 쓰는 집회 총괄자 A 씨는 “오랜 시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단 하루도 편히 지내지 못했지만 교육부도, 교육청도 책임져 주지 않았다”며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전 집회와 다르게 국회를 등지고 있다가 입법 촉구 구호를 외칠 때만 국회를 향해 돌아섰다. 아동학대법상 ‘정서 학대의 주체’에서 교사를 제외시켜 달라는 의미를 담아 ‘정서학대 교사배제’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을 대열 뒤로 이동시키면서 파도타기를 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의 분리 방침을 법제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1일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공포해 교육 활동을 방해한 학생을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 있게 규정하면서 분리 장소와 시간은 학칙으로 정하게 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 학생을 분리할 공간과 해당 학생을 별도로 지원할 인력 등이 부족하다며 구체적인 지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용서 교사노조 위원장과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국회와 정부가 9월 중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교육 관련 단체들은 그 책임을 묻는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