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 국립호국원, 하루라도 빨리 지어지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9일 03시 00분


2026년 착공해 2029년 개원 예정… 현재 유공자들 다른 지역에 안장
“많은 분이 거주 지역 안장 원해… 임시 안치소라도 만들어줬으면”

국립호국원 조성 부지로 선정된 전남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일원. 국가보훈부 제공
국립호국원 조성 부지로 선정된 전남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일원. 국가보훈부 제공
“국립호국원이 전남에 들어선다니 기쁘기 그지없죠. 하루라도 빨리 조성됐으면 좋겠는데….”

김춘일 6·25참전유공자회 전남도지부장(91)은 국립호국원 조성 부지로 전남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일원이 선정됐다는 소식을 받기면서도 애를 태우는 회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회원 2600여 명의 평균 나이가 90세로, 고령자가 많기 때문이다. 김 지부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매달 몇십 명씩 세상을 떠나는데 호국원은 2029년에나 개원한다고 하니 회원들의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이 호국원에 묻히길 바라기 때문에 개원 전에 임시 안치소라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남권 최초 국립묘지

호국원은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쟁 참전자를 비롯해 전몰·공상·순직 군경 등 국가유공자들이 안장되는 국립묘지다. 광주·전남에는 이들이 안장될 수 있는 국립묘지가 없다. ‘국립5·18민주묘지’가 있지만 안장 대상자는 ‘5·18민주유공자’로 한정돼 있다.

국가보훈부는 최근 건축, 도시계획, 산림, 환경 등 분야별 외부 전문가 11명이 참여한 입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장흥군의 46만7730㎡ 면적의 땅을 국립호국원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앞서 전남도는 4월 장흥군 장흥읍과 안양면, 신안군 지도읍 등 3곳을 후보로 선정해 보훈부에 유치 제안서를 제출했었다.

이에 따라 보훈부는 2029년까지 총 사업비 497억 원을 들여 봉안 시설 2만 기 규모의 전남 국립호국원을 조성한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설계와 인허가, 토지 보상 등을 추진하고 2026년 6월 착공할 계획이다. 2029년 6월 준공한 뒤 같은 해 11월 개원할 예정이다.

광주·전남 국가유공자들은 사망 후 다른 지역 호국원에 안장되고 있다. 전남도는 “전남에서 가장 가까운 전북 임실 호국원에 안장된 3만6000여 기 중 1만2000여 기가 광주·전남에 거주하던 국가유공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남과 광주에 사는 호국원 안장 대상자는 2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 중 81세 이상 고령의 유공자는 전남에만 3000여 명에 달한다. 사망 후 거리가 먼 다른 지역 국립묘지 대신 개인묘지에 안장되는 국가유공자들도 상당수다.

● 국립호국원 유치 환영

장흥군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는 전남권 최초 국립묘지인 호국원 유치를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환영 성명도 이어졌다. 장흥군은 ‘개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 확정. 전남권 국립호국원 사업 선정’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군청 건물에 내걸었다. 거리에도 보훈단체와 사회단체 명의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환영 성명을 통해 “전남에 없었던 국립호국원을 유치해 광주·전남 보훈 가족의 염원을 해결했다”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예우를 강화하고 유가족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호국원을 추모뿐만 아니라 역사를 기억하며 자연과 더불어 휴식하고 힐링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광주·전남 어디서든 1시간 이내 접근성을 갖춘 장흥이 국립호국원 부지로 확정됨에 따라 유가족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확정 부지는 대부분 국공유지로 부지 확보가 용이해 사업 기간 단축과 조성 비용 절감도 예상된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훈단체도 “전남 1만7532명의 참전유공자는 평생 거주한 전남에서 안장되길 간절히 원했다”며 국립호국원 조성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전남#장흥#국립호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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