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닫힌 폐쇄형… 2026년 착공 예정
오프 시즌에는 공연-행사장 활용
‘코엑스 2.5배’ 마이스 단지도 조성
프로야구 불똥… 임시 홈구장 구해야
“호텔 객실에서도 야구 경기를 다 볼 수 있네요.”
16일 오후 4시(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시 매리엇시티센터 호텔의 한 객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리창을 통해 개폐형 돔구장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창문 너머 돔구장에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가 한창이었다. 호텔과 4만1000석 규모의 야구장이 연계돼 객실에서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18일 로저스센터와 같은 대규모 돔구장과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복합단지’를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야구를 보는 목적도 있지만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돼 있는 게 인상적”이라며 “우리도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 3만 석 이상인 국내 최대 돔구장 조성
서울시가 추진 중인 야구장은 3만 석 이상으로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국내 최대 돔구장이다. 로저스센터를 벤치마킹해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 공간)와 스카이박스·필드박스·패밀리존 등 각종 프리미엄석이 도입될 예정이다.
돔 야구장은 우천이나 폭염 등 악천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약 일주일간의 정규리그 휴식기와 오프 시즌에는 대규모 공연장 또는 행사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잠실 돔구장은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 로저스센터와 달리 지붕을 열지 못하는 폐쇄형으로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폐형으로 지을 경우 당초 계획보다 총사업비가 20% 이상 초과되면서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거 지역과 인접해 소음과 진동을 고려할 때 폐쇄식으로 건립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밝혔다.
잠실 돔구장은 야구장이 보이는 객실 120개를 포함해 총 300개의 객실을 가진 호텔과 연계해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텔과 연계해 야구장이 지어지는 건 로저스센터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목표는 2026년 초 착공해 2031년 말 준공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2년 시즌부터 잠실 돔구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공사비 약 5000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시의 잠실 돔구장 건립 발표에 프로야구계는 고민에 빠졌다. 당장 잠실야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사가 예정된 202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6시즌 동안 임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계에선 한 구단이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하고, 다른 한 구단은 현재 아마추어 전용으로 활용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 코엑스 2.5배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도
서울시는 잠실 일대에 돔구장을 포함해 코엑스의 2.5배에 달하는 ‘첨단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강, 탄천과 연계해 수변 생태 문화공간도 만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 마이스 복합단지’이자 새로운 문화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19일(현지 시간) 연간 매출 2조4000억 원과 고용유발 효과 약 1만6000명을 내는 미국 뉴욕시의 자비츠센터를 방문해 잠실 일대에 들어서는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의 아이디어를 얻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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