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檢 구속영장에 적시한 이재명 주요 혐의
“2015년 성남시장때 유동규에 말해
정진상, 김인섭과 300차례 연락
이화영, 방북과정 수차례 보고해”
“백현동 개발사업은 인섭이 형님(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5년 3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을 이 대표를 상대로 18일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검사 사칭’ 재판에서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씨로부터 “이재명의 제도권 최측근은 정진상이고, 비제도권 최측근은 김인섭”이라는 진술도 확보하고 영장 청구서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이런 진술 등을 근거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김 전 대표가 “불법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범죄를 품앗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 “인섭이 형님 껴있으니 진상이하고 잘 얘기해라”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05년 김 전 대표에게 “형님, 제가 내년에 성남시장 출마를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이듬해 김 전 대표는 이 대표 성남시장 선거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2006년 선거에서 낙선한 뒤 김 전 대표와 사이가 멀어졌고, 백현동 사업 당시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전 대표 역시 “2010년 이후 이 대표와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로 둘 사이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입수한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2014년 초 김 전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 하니 많이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은 해 4월부터 1년여 동안 300여 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실장은 성남시 도시계획팀에 “인섭이 형이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니 잘 챙겨줘야 한다”며 사업자 요구대로 잘 처리해 주라는 취지의 지시도 했다고 한다. 또 검찰은 2015년 3월경 이 대표가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공사가 참여하면 200억 원을 확정이익으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고도, 비슷한 시기 공사가 참여하지 않게 해 달라는 김 전 대표의 청탁을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전달받고 공사의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유 전 직무대리가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이유를 묻자 “그게 언젯적 이야기인데 진상이가 이야기 안 했느냐. 정 실장과 인섭 형님이 다 이야기하고 그렇게 결정됐는데 못 들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2016년 6월경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할 때 김 전 대표가 위로차 방문했는데 당시 이 대표는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며 출소한 김 전 대표를 위로했다는 내용도 영장 청구서에 포함시키며 둘 사이의 인연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 檢, “이화영, 대북사업 수시 보고”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서 제외되면서 별도의 방북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고 봤다. 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방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측과의 논의 경과를 이 대표에게 수차례 보고한 과정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 전 부지사가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이 대표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측근들을 재촉한 정황도 포함시켰다. 검찰은 2019년 12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회장이 대북사업을 하며 지사님 방북도 같이 추진하고 있는데 북한과 계약도 체결하고 돈도 100만∼200만 달러 보내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 내년 초에는 (방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고하자 이 대표가 “고생하셨다”고 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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