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도로 전면 통제 후 공사했더니 공사기간 ‘72일→5일’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9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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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생명 지키는 M-Tech]

‘도로를 전면 차단하고 공사를 하는 게 효과적인가? 아니면 시민 불편을 고려해 부분 통제를 통해 점진적 공사를 하는게 나을까?’

전국의 도로 안전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들은 최근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고속도로가 늘어나면서 전면 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민 불편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쉼 없이 운행되는 고속도로들은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30년 이상 된 노후노선은 2020년 기준 258km로 전체의 6%에 불과하지만 2040년에는 전체의 60%가 넘는 3000km에 이르게 된다. 특히 노후된 교량과 터널 등의 구조물은 2040년 8000개 소에 달해 현재의 24배로 증가한다. 대규모 장기간 유지보수공사가 빈번하게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고속도로의 전면차단 방식 보수 전(왼쪽)와 후 사진. 부분 통제를 통한 공사 때보다 기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비용 기간 줄이는 전면차단 공사
고속도로는 도로를 부분 차단하는 방식의 보수를 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작업시간 부족과 작업구간 협소로 인해 품질확보에 불리하다. 또 공사기간 또한 길어지고, 사고 위험도 높다.
품질 확보와 안전 측면에서 통행을 전면 제한하고 대규모 집중 공사를 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국민 거부감과 우회지역 교통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다. 화재상황이나 비탈면 유실 등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전면 통행제한 공사를 실시하는 편이다.

교통업계 관계자는 “공사의 효율성과 주민 불편이라는 두 개의 상충되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주요 교통 선진국에선 최소 1주에서 최대 3년 까지 전면통행제한 방식의 공사를 더 자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2025년 3월까지 A-37 도로를 전면 통제하면서 재포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연방도로청의 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면통행 제한 방식은 공사기간을 63~95%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 국내 첫 시도된 전면 통제 공사

국내에서도 최근 고속도로를 전면통제 후 보수 공사가 처음 진행됐다.
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중부고속도로(남이JCT~오창JCT) 18km 구간에 대한 ‘전면차단 방식 집중 유지보수공사’를 진행했다. 6월 12일 오전 9시부터 5일간 통제가 이뤄졌다. 주변 민자고속도로로 차량을 우회시켜 단기간 집중공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부분 통제를 통한 보수를 진행하면 72일이 소요되는 공사 기간을 5일로 단축시켰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36년 노후화된 고속도로를 우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재포장하려면 전면 차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짧고 굵게 공사한 덕에 이용자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최소화 됐다고 자평한다” 설명했다.

공사 기간만 단축된 건 아니다. 전면차단공사는 공사비용 절감과 교통안전 확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부고속도로 전면차단공사의 종합적인 경제성 분석결과 기존 부분통행제한 방식 대비 총 17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작업장을 전면통제하면서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된다는 장점도 발휘됐다.
뿐만 아니라 부분차단 재포장 공사의 포장수명이 평균 12년인데, 전면포장을 하면 수명이 1.6배인 19년으로 늘어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민 공감대 확대를 통해 각 노후도로 보수에 전면차단 방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전면차단 시행근거와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행제한에 대한 관련 절차 마련할 방침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면차단 공사는 교통안전 확보를 위해 중요하고,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방식”이라며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해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도로 위 생명 지키는 m-tech#노후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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