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9개월된 원아를 이불로 덮은 뒤 몸으로 눌러 질식사시킨 어린이집 원장에게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0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20일 수원고법 제3-3형사부(허양윤·원익선·김동규)가 심리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피고인 A씨(60대)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법원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A씨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최근 검찰은 A씨의 공범으로 피해아동 어린이집 선생님 B씨도 재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서 A씨측은 피해아동 부모와 합의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측 변호인은 “선고 기일을 넉넉하게 지정해주시면 사죄 의사 및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피해아동 부모측은 “진실한 사과와 배상이 아니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피해아동 부모의 변호사는 “피고인이 반성한다고 여러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1심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연락과 사과가 없었고 2심에서는 변호사를 통해 한 차례 연락이 왔다”며 “현재 돈이 없지만 어린이집을 처분해서 1억원 상당이 남으면 보상하겠다고 했는데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피해아동 어머니는 이날 재판부에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어머니는 “가난한 우리 가족에게 아들 자체만으로 삶의 전부”였다면서 “아이가 억울하게 죽어가는 울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이어진 피고인의 최후변론에서 A씨는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몇십년동안 열정으로 아이를 보다가 슬픈 결과로 큰 충격”이라면서 “저 역시 자식을 둔 어미로 그 가슴 아픔을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의 순간이 죄가 되어 너무나 큰 충격이다. 허락하신 시련을 통해 겸손히 살겠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며 피해 아동과 저의 가족 모두가 살아낼 수 있는 지혜와 자비의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아동측은 원장 A씨에 대해 4억원의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수원지법에 제기한 상태다.
A씨는 2022년 11월10일 경기 화성시의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B군(당시 생후 9개월)을 이불·쿠션을 이용해 14분간 압박, 질식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낮잠시간 임에도 B군이 잠을 자지 않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같은 달 3~10일에도 B군을 유아용 식탁에 장시간 앉혀두는 등 25차례에 걸친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도 있다. 같은 기간 B군 외에도 C군(2)과 D군(10개월)을 때리거나 몸을 밀치는 등 총 15차례 걸쳐 학대한 사실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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